앞머리

정승환

그 눈을 가린 너의 앞머리를

쓸어주고 싶다 생각했어

너의 내일에 우린 없더라도

이별 안에서 오래 머물지는 마

 

언제 또 할지 모를 이런 사랑

언제 또 올지 모를 이 세상에

끝까지 놓치고 싶지 않던 너

내 손을 펴니 떠나가렴

 

어떤 하늘 아래도 안녕하기를

흘릴 눈물 더는 없으니

나는 너의 행복한 배경으로 질게

다만 너는 내내 빛나기를

 

어렸던 내 세상의 넌 머리말

무모했던 시절의 끝맺음말

그사이에 웃고 울던 모든 건

멀리서 보면 다 사랑인 걸

 

어떤 하늘 아래도 안녕하기를

흘릴 눈물 더는 없으니

나는 너의 행복한 배경으로 질게

다만 너는 내내 빛나기를

 

언젠가 너의 얼굴이

깜빡 가물거릴 때쯤

얼핏 스쳐도 스친 줄 모를 테니

 

추억이 위안이 되지는 않도록

꼭 꿈꾸던 꿈을 살기를

그것만 바랄게

이에 너는 멀리 날아가렴

 

널 위한 기도는 마쳤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