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덤하게 또, 안녕

양요섭

늘 마주하는 거리 반복되는 날들

혹시나 우연일지라 해도 다시 마주할 수 없겠지

더 아름다웠고 포근했던 날들

처음 본 그때와 내게서 떠나던

모든 날들이 또렷해져

아마 우린 마지막 길 위에서 마주하고 있어

함께 나눈 시간에 차마 떠날 수가 없어서

아무렇지 않아

찰나의 순간처럼 금세 흩어져만 가겠지

기억나지 않아 슬프지 않아

이런 날들이 익숙해져

또 어떤 날 어떤 곳에서 우연히 마주하게 된다면

미소를 띠고 덤덤하게 또 안녕

고요하게 두 눈을 감아보면 네가 웃고 있어

그렇게 내 안에서 사라진 듯이 머물러줘

아무렇지 않아

찰나의 순간처럼 금세 희미해져 가겠지

기억나지 않아 슬프지 않아

이런 날들이 익숙해져

또 어떤 날 어떤 곳에서 우연히 마주하게 된다면

미소를 띠고 덤덤하게 또 안녕

그릴수록 멀어지고 잊을수록 더 선명해져

바래진 지난 그날을 소리쳐 불러봐도 멀어져

아무렇지 않아

아무래도 네가 자꾸만 떠올라서

몹시도 네가 보고파서

자꾸만 생각나 그때 우리가

다시 돌아갈 순 없겠지

이 노래가 끝날 때면

아무렇지 않게 웃어볼게

익숙한 너의 날들 기억 또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