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마 (Feat. 유지수 of 참솜)

시월십사일 (1014)

수많은 너의 웃음 중 가장 해맑던

모습을 이렇게 떠올리곤 해

어렴풋이 지나가는 너의 잔상에

가끔씩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아보곤 해

언제부터인지 우린 서로를 잊었고

조금씩 변하는 계절에 익숙해지고

어디인지도 모를 이곳에 서있지만

그렇게 평범하게 그날을 잊고 살다가도

사라지지 마 소나기처럼 내게

우연히 다가와 잊지 못할 여름을 안겨주고서

네가 내게 건넨 사소한 말들 하나까지도 전부

기억하고 있어 여전히

항상 기다림에 지쳐 무뎌진 나와

더 이상 내 눈을 쳐다보지 않던 너

사랑이라는 이유만으로 버티기엔

너무 아파하고 쓰라렸던 시간들이지만

사라지지 마 소나기처럼 내게

우연히 다가와 잊지 못할 여름을 안겨주고서

네가 내게 건넨 사소한 말들 하나까지도 전부

기억하고 있어 여전히

기억 저편으로 나 너의 손을 잡고서

도망갈 수만 있다면

조금씩 잊혀져가는 우리의 마지막 이야기들을

언젠가 다시 또 볼 수 있을까

멀리 가지는 마 시간이 흐른대도

떠오를 때마다 이렇게 너를 꺼내보고 싶어

수많은 장면 중 가장 선명한 너라는 시간들이

영원하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