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그날

박정현

교복을 벗고 처음으로 만났던 너

그 때가 너도 가끔 생각나니

뭐가 그렇게도 좋았었는지

우리들만 있으면

너의 집 데려다주던 길을 걸으며

수줍게 나눴던 많은 꿈

너를 지켜주겠다던 다짐 속에

그렇게 몇 해는 지나

너의 새 여자 친구 얘길 들었지

떨어져 지낸 사이에

이해했던 만큼 미움도 커졌었지만

오늘 난 감사드렸어

몇 해 지나 얼핏 너를 봤을 때

누군가 널 그처럼 아름답게

지켜주고 있었음을

그리고 지금 내 곁엔

나만을 아껴주는 한 남자와

잠 못 드는 나를 달래는 오래전

그 노래만이

새 학기가 시작되는 학교에는

그 옛날 우리의 모습이 있지

뭔가 분주하게 약속이 많은

스무 살의 설레임

너의 학교 그 앞을 난 가끔 거닐지

일상에 찌들어 갈 때면

우리 슬픈 계산은 없었던 시절

난 만날 수 있을 테니

너의 새 여자 친구 얘길 들었지

떨어져 지낸 사이에

이해했던 만큼 미움도 커졌었지만

오늘 난 감사드렸어

몇 해 지나 얼핏 너를 봤을 때

누군가 널 그처럼 아름답게

지켜주고 있었음을

그리고 지금 내 곁엔

나만을 아껴주는 한 남자와

잠 못 드는 나를 달래는 오래전

그 노래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