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춘기에게

볼빨간사춘기

나는 한때 내가 이 세상에

사라지길 바랐어

온 세상이 너무나 캄캄해

매일 밤을 울던 날

차라리 내가 사라지면

마음이 편할까

모두가 날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나 두려워

아름답게 아름답던

그 시절을 난 아파서

사랑받을 수 없었던 내가

너무나 싫어서

엄마는 아빠는 다

나만 바라보는데

내 마음은 그런 게 아닌데

자꾸만 멀어만 가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내게

정말 맞더라고

하루가 지나면 지날수록

더 나아지더라고

근데 가끔은 너무 행복하면

또 아파올까 봐

내가 가진 이 행복들을

누군가 가져갈까 봐

아름다운 아름답던

그 기억이 난 아파서

아픈 만큼 아파해도

사라지지를 않아서

친구들은 사람들은

다 나만 바라보는데

내 모습은 그런 게 아닌데

자꾸만 멀어만 가

그래도 난 어쩌면 내가

이 세상에 밝은 빛이라도 될까 봐

어쩌면 그 모든 아픔을 내딛고서라도

짧게 빛을 내볼까 봐

포기할 수가 없어 하루도 맘 편히

잠들 수가 없던 내가

이렇게라도 일어서 보려고 하면

내가 날 찾아줄까 봐

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

얼마나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바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