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이무진

빨래를 해야겠어요

오후엔 비가 올까요

그래도 상관은 없어요 괜찮아요

뭐라도 해야만 할 것 같아요

그러면 나을까 싶어요

잠시라도 모두

잊을 수 있을지 몰라요

그게 참 맘처럼

쉽지가 않아서

그게 참 말처럼

되지가 않아서

무너진 가슴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난 어떡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만 할까요

그대가 날 떠난 건지

내가 그댈 떠난 건지

일부러 기억을 흔들어 뒤섞어도

그새 또 앙금이 가라앉듯

다시금 선명해져요

잠시라도 모두

잊을 수 있을까 했는데

그게 참 맘처럼

쉽지가 않아서

그게 참 말처럼

되지가 않아서

무너진 가슴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난 어떡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만 할까요

뒤집혀 버린 마음이

사랑을 쏟아내도록

그래서 아무것도 남김없이

비워내도록

난 이를 앙다물고 버텨야 했죠

하지만 여태 내 가슴 속엔

그게 참 말처럼 쉽게

되지가 않아서

무너진 가슴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난 어떡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만 할까요

빨래를 해야겠어요

오후엔 비가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