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불꽃 위로 흩어져

쌓인 잿더미도 무너뜨려

잠깐 뒤를 돌아볼까

그게 아니라면 날 부셔줘

더 타올라

남은 게 없도록

불타올라

우린 재가 되어

혹은 별이 되어

밤바다 그 앞에 날아올라

모두 거짓 같기도 해

이상하게 비가 내려서

지금을 방해하려고 해

남은 시간을 세어줘

뺏어갈지도 몰라 우리의

적게 남은 시간을 준비해

파랗게 뜨는 별 위에

전부 태워버려 눈부시게

꺼져가는 촛불 사이

우린 마지막이 된 듯

빨리 타들어가는 불꽃과의

눈빛을 주고받으며 인사하지

도망쳐야 돼 이 온도에서

내 손엔 여전히 너의 향기가 배어있어

튀어 오르는 작은 불씨에 데어

남은 상처는 너만 모르게끔 조용히 잠재워

타오르는 불꽃 위로 흩어져

쌓인 잿더미도 무너뜨려

잠깐 뒤를 돌아볼까

그게 아니라면 날 부셔줘

더 타올라

남은 게 없도록

불타올라

우린 재가 되어

혹은 별이 되어

밤바다 그 앞에 날아올라

불꽃에 타오른

내 검은 재와 날아

원래 가벼운 생각들이

떠나갈 시간이 찾아온대

떨어져 나간 풀잎이 오히려 더 오래된 듯이

멀어져 가는 공기와

시간들의 차이가 더 가까운듯해

꺼져버린 촛불과의

마지막이 돼버린 입맞춤에

원래 없었다는 듯이

소멸된 추억이라는 단어

내가 너무 과했다고

말해주는 듯한 과거

나중을 후회하는

그때가 두려워 전부 태워버린 장면

타오르는 불꽃 위로 흩어져

쌓인 잿더미도 무너뜨려

잠깐 뒤를 돌아볼까

그게 아니라면 날 부셔줘

더 타올라

남은 게 없도록

불타올라

우린 재가 되어

혹은 별이 되어

밤바다 그 앞에 날아올라

불타버린 우리

후회마저 아프지

적어줘 내 이름이라는

다시는 읽지 못할 글씨

불타버린 우리

후회마저 아프지

적어줘 내 이름이라는

다시는 읽지 못할 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