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율

김수영

알고 있지 꽃들은

따뜻한 오월이면

꽃을 피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 철새들은

가을하늘 때가되면

날아가야 한다는 것을

문제 무엇이 문제인가

가는 곳 모르면서

그저 달리고만 있었던 거야

지고지순했던 우리네 마음이

언제부터 진실을 외면해 왔었는지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 번 해주세요

정다웠던 시냇물이

검게 검게 바다로 가고

드높았던 파란하늘

뿌옇게 뿌옇게 보이질 않으니

마지막 가꾸었던 우리의 사랑도

그렇게 끝이 나는 건 아닌지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 번 해주세요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 번 해주세요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 번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