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버릇

하범석

안녕 사랑했던 모든 순간들은 어느새

조금 달라진 옷의 소매 깃처럼 짧아져

점점 뜨거워지는 저 태양 아래 서있어

저기 불안해 보이는 구름들 다가와

비가 오면 사라질 것 같아

우리 남긴 발자국들이

우산은 저기 어딘가에 두고 내린 것 같은데

난 이제 어쩌나

함께 사랑만을 속삭이던 계절 이젠

홀로 따스한 온기만을 기다려

가끔 네가 좋아하던 그 노래로 어느새

짙은 외로움은 친구가 되었어 나도 모르게

눈이 오면 모든 게 하얗게 잊혀져 버릴 것 같아

추운 겨울 한참 기다려도 낙엽은 지지 않는 걸

바람이 불어도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언제나 계절의 버릇은 변하질 않아

비가 그치고 마른 이 거리를

멍하니 바라보았어

추운 겨울 한참 기다려도 낙엽은 지지 않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