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의 계절

유정목(9와 숫자들)

걸어온 길이 다르고 스쳐간 날들이 달라도

지난 시간을 거슬러 하나의 빛으로 남아

어둠 속 빛나는 별처럼

겨울 내리쬐는 햇살처럼

온도의 차일 거슬러

온전한 사랑으로 남길 바라요

하나의 계절이 끝나고 세상의 축복이

시작되는 이 신록의 계절에

나의 곁을 지켜주는 그대여

나와 결을 함께하는 그대여

사랑합니다

피어나는 잎처럼 싱그럽고

깊은 숲 속 휘엉킨 가지처럼

부드러운 손길과 단단한 위로가 되어줄

뿌리로 남아 지켜줄게요

초록비로 가득 찼던 여름밤

젖은 어깨 감싸쥐고 들어가

맞잡은 두 손위로 건넸던

그 약속 기억합니다

하나의 계절이 끝나고 세상의 축복이

시작되는 이 신록의 계절에

나의 곁을 지켜주는 그대여

나와 결을 함께하는 그대여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