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을 꺼내 줘

달에닿아

아주 깊은 곳이 망가져 있어

아주 엉망으로 엉키어 있어

밝은 곳에다 꺼내어 놓고서

차근차근히 고치고 싶은데

 

너무 어두워서 보이지 않아

더듬는 내 손도 점점 겁을 내

이대로 꺼내지 못한다면은

영영 엉킨 채로 살 게 되려나

 

그것만은 안돼

그것만은 싫어

한낮의 소풍같이 티가 없는

푸른 맘으로 살고 싶단 말야

 

내 맘을 꺼내 줘

여기 빛의 아래

소리 내 울더라도 숨지 않도록

눈물마저 자유롭게 놔 줄래 Fix me

 

 

주로 방 안에 고요히 머물러

자꾸만 더 깊이 숨고 싶어져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지만

누구라도 날 찾아주길 바라

 

날씨도 좋은데 놀러 나가자

나를 두드리는 너의 연락에

망설이지 않고 선뜻 가볍게

내밀어 준 손을 잡고 싶은데

 

보이기 싫었던 구겨진 마음을

꺼내어 보이긴 창피하지만

부끄러워하고 싶지는 않아

 

내 맘을 꺼내 줘

여기 빛의 아래

어디로든 여행할 수 있도록

펼쳐진 마음을 날려보낼래 Fix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