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나는 잊혀지길 원해

지저귀는 소리

책을 넘기는 소리

흘러들어와

눈동자 앞에 들이미는

그런 시시콜콜함

가끔 나는 잊혀지길 원해

몇월 며칠 몇시

나는 부럽지 않다고

다시 돌아와

귓바퀴에 걸리고 마는

그런 소모된 일상

떠나볼까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르지

긴장된 삶

두손을 꼭 모아

창을 닫고 귀 기울여

가끔 나는 잊혀지길 원해

오른손을 들어 인사를 해요

여러분들이 마주 앉아 보고싶어했던

그런 찍어나온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