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내게 속삭이듯 눈이 내리네

오랜만에 포근히 쌓인 눈길을 걸었네

 

오랜만에 어느 발자욱을 따라 거닐다

오랜만에 너와의 기억들을 따라 걸었네

 

마치 마지막일 것만 같았던

숨쉬기조차 어렵던

지나간 그날에 난 미소 짓네

어쩌면 사랑은 오랜만에 들추는 앨범 같은

그런 것일지도 몰라

 

어지럽게 흩어진 발자욱은

점점 사라져만 가고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어쩌면 사랑은 내겐 다시 없는 일일지 몰라

내겐 사랑은

 

내리는 눈에 세상이 희미해지듯이

내뿜은 입김이 멀리 사라지듯이

결국 그렇게 흩어지는 거지

 

옷깃을 세우며 홀로 잔뜩 웅크린 채로

다시 떠나가네

오랜만에

오랜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