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쥐를 사랑한 그림자 (feat. 치비) (CV. 김예림)

팻두(FatDoo)

너의 볼을 만질 수 없어

꿈에서 만난 사이처럼

꼬릴 잡고 어루만지고 싶어

하지만 난 존재하질 않아

 

오래전부터 나는 생명이 없는 존재였었다

그저 태양의 반대편으로 널 따라 행동했다

신이 왜 우릴 만들었는지 난 알 수 없죠

바보처럼 광대처럼 그대만 따라 했죠

그림자라는 이름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게

그리 나쁘다 생각한 적 없어 편했으니까 나 굳이

그러던 어느 날 따스한 눈물이 볼에 떨어져

두근거리는 소리와 함께 숨이 쉬어져

자 치즈 먹어 (손을 뻗고 싶었다)

내 친구 해바라기라고 해 (인사하고 싶었다)

난 분명 자각하고 있었고 숨 쉬고

느끼고 있었다

존재하지도 않던 내게 눌러진 생명의 버튼

숨이 확 들어오는 순간 거세게 호흡을 뱉어

그리고 마주친 너의 눈

꿈과 같았던 현실뿐

쥐라는 동물은 진짜 귀여운 신의 선물

피조물 널 안고 싶어서 만지고 싶어서

매일 밤 달빛 아래서

하나의 생명체가 되기 위해서 매일 애썼다

이 간절함은 하늘에 닿았고 어쩌면

널 만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꿈을 가졌다

 

밤이 오면 사라지고

함께 할 수 없는 것처럼

너와 나 높은 벽에

부딪혀 닿질 않아

 

점점 감정이 짙어지고 촉감도 생기네 미쳤어

아기 쥐의 따스한 손길이 내 볼을 살짝 스쳤어

거짓말인 것 같지? 하지만 분명히 스쳤다

온몸에 힘을 주고 나 그림자 따위가

바들바들 꿈틀댔다

며칠이 지났을까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새끼손가락 꼬리와 발가락 분명히 꿈틀댔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그림자에 불과했던 내가

아기 쥐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을까?

 

우리 친구할래?

응.. 너랑 친구할래

 

 

밤이 오면 사라지고

함께 할 수 없는 것처럼

너와 나 높은 벽에

부딪혀 닿질 않아

그림자로 살아온 나날들

답을 찾아 헤맸어

이젠 풀 수 있는 문제들로 다가왔는데

 

늦었어 미안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