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날

안예은

창을 열어 불을 들어

짙은 어둠이 내리면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거리로 모두 나와서

하나 둘씩 입을 열어

크게 노래를 부르자

성난 함성이 굳게 닫힌

성문을 두드릴 때

빛나던 왕관이 녹이 슨 채로

굴러 떨어질 때

새 날이 오리라 새 날이 오리라

새 날이 오리라 우리의

발 끝에 스러지던 눈물에 묻혀있던

칼 끝에 부서지던 벼랑에 갇혀있던

창을 열어 불을 들어

짙은 어둠이 내리면

새 날이 오리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거리로 모두 나와서

새 날이 오리

하나 둘씩 입을 열어

크게 노래를 부르자

아 아 아

성난 함성이 굳게 닫힌

성문을 두드릴 때

빛나던 왕관이 녹이 슨 채로

굴러 떨어질 때

새 날이 오리라 새 날이 오리라

새 날이 오리라 우리의 새 날이

발 끝에 스러지던 눈물에 묻혀있던

칼 끝에 부서지던 벼랑에 갇혀있던

새 날이 오리라 새 날이 오리라

새 날이 오리라 새 날이 오리

창을 열어 불을 들어

짙은 어둠이 내리면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거리로 모두 나와서

하나 둘씩 입을 열어

크게 노래를 부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