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

안예은

어쩌다 이렇게 된건지 모르겠어

어쩌면 처음부터 틀렸는지 몰라

끝없이 소용돌이치는 망망대해

더는 견딜 수 없어 무서워

어쩌다 이렇게 된건지 모르겠어

어쩌면 처음부터 틀렸는지 몰라

영원히 거세게 불어대는 바람이

더는 버틸 수 없어 두려워

부서진다 부서진다 보잘것없는 이 목숨이

아아 도대체 무엇을 붙잡아야 하나요

아 아니 이대로 흘러가도 되나요

아아 황홀한 구원은 없다는 걸 알아요

끝이 끝이 보여

나부낀다 나부낀다 별 볼 일 없는 이 목숨이

아아 대체 누구 앞에 엎드려야 하나요

아 아니 이대로 흩어져도 되나요

아아 웅장한 구원은 없다는 걸 알아요

끝이 끝이 보여

끝이 끝이 보여 날 데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