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착역 (Clean Ver.)

김태균 (TAKEONE)

이 전화 받지 않았어야 했어

이렇게 될 줄 알았어야 했어

난 준비 안 됐어 하나도

너처럼 정리하고 있을 걸 그랬어 나도

마지막으로 날 만나러 온 너한테

그냥 꺼져버리라고 화만 냈어

나 자존심 상해서

멀리 온 걸 알면서도

널 바로 돌려보냈어

몇 시간이 지나 이제야 실감이 나

이대론 안 되겠어 널 봐야겠어

이번엔 내가 갈 테니까 제발 잠시만

아직 내 진심을 너한테 다 못 전했어

나도 내가 뭘 원하는지 잘 모르겠어

이제 와서 염치없는 거 알지만

이런 식으론 난 못 끝내겠어

너도 진심이 아닌 걸 알아

거짓말 하지 마

나 널 위해서

백만 원이 넘는 운전 학원에 다녔는데

나 진짜 널 위해서

몇 번이고 떨어져도

다시 시험 쳤었는데

나 이제 뭘 위해서

조금만 기다리면 데리러 갈 수 있었는데

더이상 이걸로 싸울 필요가 없었는데

오늘

나 드디어 면허 시험에 붙었는데

마지막까지 커피도 못 산

내가 창피해서

너랑 데이트할 돈도 부족 했을 때

내 집에서만 보자고 했던

내가 한심해서

난 상관없었는데

네가 아무것도 없을 때도

넌 억울했어 요즘 따라 너만 내서

너는 다를 거라고 난 믿었는데

결국 내 음악이 생각보다 잘 안 돼서

아님 부모님과 친구 혹은 너네 밴드

네 주변 사람들이 와서 또 날 욕했어

또 남과 비교하면서 내 이름 꺼낼 때

너는 또 맞장구치면서 쪽팔려 했어

야 너 완전 변했어

네가 연예인이 되면서

더는 널 빛내줄 장식품이 난 못돼 줘서

그래 대학도 못 간 내가 멍청해서

아니면 너가 보기에 내 얼굴 못생겼어

너 혼자 해외여행 간다 했을 때

너 꿍꿍이가 뭔지 알아챘어야만 했어

너랑 싸우고 나서 몇 달 연락 끊었을 때

너 한번 클럽 갔던 거 알아

혹시 그때였어

나 말고 다른 놈 전화 받았을 때

너 목소리 달라졌다고

내 친구가 그랬어

그래 뭐 괜찮아 차라리 잘 됐어

너한테 이제는 사과라도

난 받아야겠어

나 널 위해서

같이 여행 갈 돈

이백만 원 모아 두었는데

나 진짜 널 위해서

먹고 싶은 것도 참고

밥을 맨날 굶었는데

나 이제 뭘 위해서

조금만 기다리면

널 따라 갈 수 있었는데

더이상 너 혼자서 갈 필요가 없었는데

이번

행사만 하면 함께 할 수 있었는데

그래 그래 그래

그래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요즘 연락도 잘 만나지도 않았네

너랑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니까

너만 왔다 갔다 날 보러 왔던 것 같아

우리 예전과 반대로

싸울 때면 져주지도 않았네

너한테 화만 내고

나도 지쳤나 봐

같은 걸로 계속 치고받아 봐도

단 하나도 달라지는 게 없잖아

네가 받아들이지 못할 걸

내가 알았다면

거짓말이라도 해둘 걸 그랬나 봐

너를 만나기 전 일

캐 물어봤던 건 너잖아

이제 와 후회해봐도 소용없잖아

이게 미안할 게 아닌데도

수백 번 말했어

그래 내가 잘못했어

우린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일만 하다가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은데

어제 만나자고 했을 때

보러 갈 걸 그랬어

부산 놀러 가자 했을 때

같이 갈 걸 그랬어

공연장에 널 혼자

두고 가지 말 걸 그랬어

괜한 자존심 부리지 말 걸 그랬어

미안하단 말이

나도 듣고 싶어서 그랬어

내가 잘할 테니까

딱 한 번만 더 기회 줘

제발 널 위해서

삼천만 원 결혼 자금 만들고 있었는데

나 진짜 널 위해서

내 새 앨범도 사랑 노래로

만들고 있었는데

나 이제 뭘 위해서

조금만 기다리면 들려줄 수가 있었는데

더이상 내 음악 싫어할 필요가 없었는데

다시

너한테 사랑받을 자신 있었는데

우리 사이가 겨우 이 정도는 아니잖아

우리 관계 문자 하나로

끝낼 건 아니었잖아

우리 한 달 동안 같이 생각하기로 했잖아

그러고 아직 이 주 정도밖에

시간 안 됐잖아

결혼 얘기 먼저 꺼냈었던 건 너잖아

우리 영원하자 네가 먼저 약속했었잖아

내가 너한테 뭘 그리 잘못했어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미 다

전부 다 했어

나 널 위해서

백만 원이 넘는 운전 학원에 다녔는데

나 진짜 널 위해서

같이 여행 갈 돈 이백만 원

모아 두었는데

나 이제 뭘 위해서

삼천만 원 결혼 자금 만들고 있었는데

니 영원 하잔 약속 난 믿고 있었는데

난 그 말만 믿고서 버티고 있었는데

나 널 위해서 진짜 널 위해서

난 뭘 위해서

도대체 뭘 위해서 뭘 위해서 뭘 위해서

나 이제 널 위해서라면

그만둘 수도 있었는데

난 널 위해서 죽어줄 수도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