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의 팬티
Skezi먼 수평선에 걸친 태양을 바라보듯
난 그렇게 막연한 삶을 걸었나봐
17살 때부터 꿈을 랩퍼라 말하고는
그 시간 그대로 내 모든 게 전부 얼었나봐
아직도 내 꿈은 랩퍼라고 난 말하거든
근데 나만 빼고 세상은 커지고 변했나봐
모든 걸 체념하기엔 철이 덜 들었나봐
난 아직도 미련이 많이 남았나봐
많은 게 어려워
사랑하는 너와 지친 내가 쉴 수 있는
둥지를 만들어야 하는데
지푸라기라도 모아 날라야 하는
내가 아직도 20살 때처럼 노래만 하는거야
걱정돼 너가 보는 내가
내가 보는 나처럼 보일까봐
혹은 누군가에게 나 땜에
너가 초라해 보일까봐
그 땜에 너가 고개 숙일까봐
또 지쳐버릴까봐
근데 있잖아 난 너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아
너의 존재는 내게 있어서
배트맨의 가면 같은 거야
슈퍼맨의 팬티 같은 거야
어디서 뭘 하든 내 옆엔
너가 함께였으면 해
어쩌면 내가 널 데려 갈 길은
꽃길은 커녕 한 겨울 수면에
위태롭게 얼어붙은 얼음 위
그래도 나는 너와 박자 맞춘 걸음이
나란히 찍히면 어디든지 다 좋아
어른이 되고부터는 부리기 힘든 어리광
근데 네겐 하고싶어 이런 나와 걸어 주겠니
꼭 성공해서 널 품을
울타리를 높게 만들고 싶어
너가 날 믿어 주면 난 OK
미래는 늘 복잡해 선택은 늘 골치아프네
근데 고민 끝엔 항상 너란 답에 도착해
물론 내 대화법은 허술하고
당장은 많은 게 여전히 부족하지
남자 답지 못하고 유약한 내 성격까지
그대로라 못미더울거야 나도 잘 알지
근데 있잖아 난 너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아
너의 존재는 내게 있어서
배트맨의 가면 같은 거야
슈퍼맨의 팬티 같은 거야
안아줄 팔이 없다며 울던 내가
널 지켜주려고 이제는 수퍼맨이 돼가
말만 해 간지러운 곳이나 슬픔 걱정은 내가
전부 박박 긁어내릴게 다
난 너의 아픔들이 굴러내릴 계단
흐린 하늘에서 비가 흘러내릴 때
비를 멈추진 못해도 내가 다 맞아줄게
그리고 언젠간 그 비도 내가 멈춰줄게
근데 있잖아 난 너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아
너의 존재는 내게 있어서
배트맨의 가면 같은 거야
슈퍼맨의 팬티 같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