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

임지안 (LIM ZIAN)

별로 다를 것 없이

눈이 뜨여진 아침

제법 차가워진 공기에

아무렇지도 않게 하루를 또 시작하려 해

길을 걷다 문득 네가 좋아했었던

노래가 귓가에 들려올 때

또 바보처럼 난

오늘 하늘은 유난히 맑은데

내 눈엔

예고 없이 또 이 비가 내리네

어제 본 일기 예보엔

비 소식은 없는데

이 거리는 촉촉이 젖어있네

설렜던 봄 지나고

끝없던 여름 지나

너 없는 계절이 어려워 난

끝을 모르고 사랑했던 그때가 미칠 듯 그리워

누굴 만나도 못 하는 술을 마셔도

너는 아무렇지 않니 이젠 더이상

너에겐 별일 아닌 일이니

오늘 하늘은 유난히 맑은데

내 눈엔

예고 없이 또 이 비가 내리네

어제 본 일기 예보엔

비 소식은 없는데

이 거리는 촉촉이 젖어

별로 다를 것 없이

눈이 뜨여진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