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셋 (Duet with 김부경)

윤한솔

좋은 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렇게 넘겨버렸던

미처 다 읽지 못했던 마음

밀려버린 숙제 되어

날 괴롭히네

그런 게 그런 게

인생이라고

어른들은 말하지만

달갑지 않은 그런 말을

꾹 삼키기에

아직은 나 어린가 봐요

어렵지 않은 마음으로

하나 둘 셋

천천히 더 천천히

그려가 보겠어요

꾸미지 않은 마음으로

순수했던 그날의 색을 품고서

가려진 나에게로 스며들 거야

여전히 여전히

난 허전한데

더 비워내라 하네요

얄궂은 그런 말을 모두

내뱉기에는 아직은 나 어린가 봐요

어렵지 않은 마음으로

하나 둘 셋

천천히 더 천천히

그려가 보겠어요

꾸미지 않은 마음으로

순수했던 그날의 색을 품고서

가려진 나에게로 스며들 거야

얼룩이 져도 괜찮을 거야

(그 어떤 물음이 내게 와도)

나다운 색으로 가득 물들일 거야

누군가 알아주기만을

바라왔던 그래서 불안했던

어제 그 모습 위에

당당히 그려 넣을 거야

아름답지 않아도 소중한 나를

하나 둘 셋 조금씩 채워 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