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둔마

신해경

온 방을 온통 다 파랗게 물들였네

이렇게 외로워 모두 다 토해내면

아무 말도 없이

나를 찾아온 너

우린 약속한 듯

너는 내 맘에 빛이 됐어요

닿으러 손을 내밀어 봐도

닿을 순 없어

이미 익숙해진 괴로움이

내 맘을 또다시 삼켜요

추락하는 기분

모두 주워 담아

홀로 끝에 앉아

다시 숨을 참고

너는 내 맘에 빛이었어요

매일 밤 네게 소리쳐 봐도

아무도 없어

이젠 위로해 줄 황홀함에

내 맘을 또다시 잃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