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요일

최수빈

아침부터 분주한 오늘

월요일이 너무 싫다는 내 투정에

그럼 앞으로 월요일은 일요일이라 부를까

하며 씩 웃던 너 그래서

오늘은 일요일 오늘은 일요일

아침부터 바삐 어디론가 가는

사람들 속에서 아직 난 일요일

너와 머물던 그 평화롭던 어느 주말

저무는 해가 아쉽던

붉은 날의 늦은 오후 그 공기 속

나만 느낄 수 있던 너의 포근한 숨소리는

가득 찬 버스에서도 선명해

오늘은 일요일 오늘은 일요일

아침부터 바삐 어디론가 가는

사람들 속에서 아직 난 일요일

너와 머물던 그 평화롭던 어느 주말

널 만날 때면 월요일도

내겐 행복이던 날 있었어

매일 쉬는 날 같았지

너와 함께 있을 때면

내일도 일요일 아마도 일요일

이미 끝난 사랑 덤덤하게 잊는

사람들과 달리 아직 난 일요일

너와 머물던 그 평화롭던 어느 주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