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 (開花)
도민규, 이계훈, 오성준내가 이 땅에 발을 들여 이리 저리 살펴보니
저잣거리에 울리는 소리들이
여간 시원찮구나
이쪽 저쪽 둘러봐도
다 성에 차지 않는 것들뿐이니
이 땅을 사로잡아 온 천하에
내 노래가 울리게 하리라
가자꾸나 그래 가자꾸나
어서 발걸음을 옮겨라
북을 울려라 활을 당겨 저 왕좌를 향해
좌지우지 좌충우돌 말고
아리아리 우린 길을 만들어
진짜 나를 깨워내 거리엔
함성이 가득 차 우릴 받들어
(우야) 내 장단에 발을 맞춰
(우야) 피어 아스라이
우 와 와 와 꽃을 피우리라
우 와 와 와 환희의 춤을 추리라
우 와 와 와 꽃을 피우리라
우 와 와 와
차가운 눈길 속을 거닐 듯이
메말라진 감정 속을 벗어나려 해
달보드레 떨어지는 꽃잎 사일 지나듯
찬란한 우리는 끝내 꽃 피우리라
어째 칼을 뽑지도 않았고만
승부도 나기 전에 길을 내주오?
난 나를 낮추어 부를 땐 소인
이계훈이 아닌 과인이라 부르오
나는 늘 계약서에 옥새를 찍어넣지
팔자걸음에 배 내밀고
손은 뒷짐질이 내겐 어울림
외쳐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
우 와 와 와 꽃을 피우리라
우 와 와 와 환희의 춤을 추리라
우 와 와 와 꽃을 피우리라
우 와 와 와
꽃을 피우리라
곧 만개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