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미

느린 걸음으로 빨리 걷는 척을 했지

남들과 다른 건 티 내지 않으려 했지

그래서 내게 남은 건 뭘까

남들과 있을 때 더없이 즐겁다가도

혼자 있을 때면 어김없이 공허했고

그래서 내가 원하는 건 뭘까

꿈 많았던 나에게 묻고 싶은 말이 있어

내가 뭘 좋아했더라

방금 꿨던 꿈들도 기억이 안 나 요즘

내가 뭘 좋아할 수 있을까

어두워진 내방 잠들지 못하는 이 밤

괜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가네

꿈 많았던 나에게 묻고 싶은 말이 있어

내가 뭘 좋아했더라

방금 꿨던 꿈들도 기억이 안 나 요즘

내가 뭘 좋아할 수 있을까

이제야 알겠어 그때의 나와 지금 내가 다른 건

내가 날 미워한다는 거

꿈 많았던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넌 너를 좋아했구나

지쳐있던 나에겐 내가 필요해

더는 내가 날 잃어버리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