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잔에 흐르고 있는 걸

장창록

다시 생각나

그때 그 추억이

잊으며 산다고 다짐했던 나였는데

익숙한 이 자리엔

익숙하지 못한 난

널 찾으며 그리워해

나를 바라보던 너

보며 웃어주던 너

그 시간들마저 내겐 행복이었다는 걸

네게 전해진다면

닿을 수 있다면

우리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너를 향한 내 마음이

가득 차올라서

이 잔에 흐르고 있는걸

잊고 싶어 이 잔을 넘기면

그 시간도 사라질까

언제쯤 널 잊을 수 있을까

술을 마실 때마다

늘 나만 찾던 너

그런 모습에 매번 너에게 화만 냈었어

널 몰라줬던 내가

너무 부족했단 걸

왜 난 이제서야 알게 된 걸까

너를 향한 내 마음이

가득 차올라서

이 잔에 흐르고 있는걸

잊고 싶어 이 잔을 넘기면

그 시간도 사라질까

언제쯤 널 잊을 수 있을까

언젠가는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었어

수 없는 긴 밤을 지나 함께일 거라

혼자 믿었나 봐

하고 싶은 말이 남았는데

바보같이 너를 떠나 보내고

그 수많은 기회를 다

망쳐버린 건 모두 나였으니깐

너와 함께 한 추억이

가득 차올라서

이 잔에 흐르고 있는걸

잊고 싶어 이 잔을 넘기면

그 시간도 사라질까

언제쯤 널 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