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북

뒤공

나 어제는

갈 곳이 없는

길을 피해

저 멀리 돌아왔네

도망치는

그 뒤를 놓치는 날엔

그 가식 없는 노래도

늘어진 테입 마냥 다 바래질 뿐이네

나 어제는

다를 것이 없는

저만치에

금방이라도 사라질듯한 모래 위를 걸었네

도망치는

그 뒤를 놓치는 날엔

그 가식 없는 노래도

감이 오질 않네

또 어제는

그 자리로 해

뻔한 위로

그 입은 멈추길 바래

저며지는

그 맘 뒤엔

아직도 눈이 내리고

그 길은 멈추길 바래

또다시 나는 거리로

누가 뭐라 한다 해도

끝없이 나는 저 위로

뭐가 이렇다 할 것이 없네

똑같지 않단 이유로

저만치 간 앞자리도

끝없이 나는 저 위로

뭐가 이렇다 할 것이 없네

그 가치 없는 노래도

나 같지 않단 이유로

그 말씨 없는 말에는

뭐가 이렇다 할 것이 없네

그 가치 없는 밤에도

끝없이 못 놓는다 해도

그 말씨 없는 말에는

뭐가 이렇다 할 것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