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나무

김준철

추운 겨울 앙상한 모습 누구도 찾지 않아

우거진 숲도 그늘도 없는

초라한 내 가지에 핀 너는 누굴까

새하얀 작은 꽃

사람들은 하나 둘씩 여길 찾아와

이 꽃을 보러 왔나봐

보잘 것 없다고 외롭게 지나 온 시간도

이젠 끝인가봐

내 가지에 달린 꽃 아래

사랑하고 행복해보여

아직 쌀쌀하지만 덕분에 춥지 않은걸

이 겨울 끝나간 소식 말하네

비가 내리고 봄이 왔는데

너무도 힘없이 쉽게 떨어진 꽃 보며

긴 장맛비 견디도록

푸른 잎을 피워 내 본다

뜨거운 햇볕 견디다 보니

내 이름도 잊어가지만

우거진 숲이, 그늘 돼 네 곁에 있어

든든히 서있는 나는 행복해

이제 열매를 맺으려는데

누구도 예뻤던 나의 꽃을 기억 못해

쌀쌀해진 밤 공기에

나 낙엽이 되어만 간다

하나 둘 떨어져 다시 앙상해지고

모두다 내 곁을 떠나가

다시 내 예전 모습 텅 빈 외로움으로

기다릴 자신 없어

이제 겨울이 찾아올거야

나에게도 너에게도 견뎌내기 힘든 추위

긴 겨울이 끝날 때쯤

제일 먼저 다시 봄 찾아온다는 소식

네게 전할 꽃 피워 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