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che

권순관

똑같은 클리셰

끝없이 맴돌던

구겨 넣은 기억은

깊이 묻어 두고

내게는 낯선

널 마주하던 날

수많은 생각들이

끊이지 않던 날

화려한 색들은 아니지만

너와 내 하루를 그려본다

여유로운 주말의 영화도

따스했던 오후의 산책도

한가로이 앉아 나누던 커피 한잔도

내겐 큰 행복인 것만 같아

가슴 깊은 곳 그 어딘가에

깨어져 버린 기억의 조각들

혹시나 발걸음에 채일까

난 멈춰 서

행복할 수 있을까행복할 수 있을까

두려움에 난 눈을 감아버렸어

조금씩 발걸음을 떼본다

너와 내 하루를 그려본다

여유로운 주말의 영화도

따스했던 오후의 산책도

한가로이 앉아 나누던 커피 한잔도

나를 채워주네

화려하지 않은 그림처럼

거창하지 않은 하루처럼

지금 이대로 별 볼 일 없는 클리셰라도

이런게 다 내겐 꿈만 같은걸

여전히 난 행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