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에

김단

좋아하는 것들 하나하나 셀 수 없어

난 당신의 씁쓸한 살 냄새를 좋아했고 또

당신이 여름날에 힘겹게 훔쳐내는

목뒤의 땀방울까지 음 한없이 애틋했어

난 아직도 당신이 쥐여준 그 우산에

가만히 남겨진 따뜻함까지도

기억해 버려서

비 오는 날을 기다리다

한없이 무겁게

내리는 빗줄기에

한 움큼 마음을 쏟아내고는

난 아직도 당신 머리 위에 차분히

내려앉은 태양의 눈부심까지도

기억해 버려서

밝아올 아침을 기다리다

한없이 뜨겁게

내리는 거리 위에

한 움큼 마음을 뱉어내고는

좋아하는 것들 하나하나 셀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