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리

짙은(Zitten)

하늘에는 패러글라이딩 날고 있고

바다에는 너의 발목에 물결

뭐가 그리 무서워 뒷걸음쳤을까

그저 봄날의 볕일 뿐이었는데

밤이 되면 빛을 내는 해파리들

나에게 빠져버린 걸 얘기해

뭐가 그리 두려워 움츠렸나

내일이면 휩쓸려갈 삶일 텐데

오 그댄 박제돼버린 하늘

필름 속에 맺혀 버린 허상들

무너진 건물 이야기의 잔해들

끝에야 얻어낼 아름다운 문장

흐트러진 슬로모션처럼 걷고

바다는 뭍에게 질문을 걸고

처음으로 우리는 같이 섰네

위태로운 선상의 저 파도처럼

오 그댄 박제돼버린 하늘

필름 속에 맺혀 버린 허상들

무너진 건물 이야기의 잔해들

끝에야 얻어낼 아름다운 문장

난 증발하고 다시 저 구름으로

모든 시간과 기억들을 삼켜버릴 파도

사라지지 않을 것들과

너와 나

오 그댄 박제돼버린 하늘

필름 속에 맺혀 버린 허상들

무너진 건물 이야기의 잔해들

끝에야 얻어낼 아름다운 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