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받아준다면

도완

봄이 갔네 완연했던 벚꽃도 지고

우리 사이는 언제부턴지 너무 편해진듯 해

계절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건

우리의 우정인가 봐

너를 만나 행복했던 모든 시간들

모두 하나하나 담아내면 책 한 권이 될걸

이렇게 너를 많이 좋아하는데

언제쯤 알아줄까

우리 둘 만약에 만난다면 어떤 기분일까

나란히 걸을 때 손 붙잡고 사귀자 말할까

사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여태 참아왔는데

공들여왔던 다이어트도 전혀 아깝지가 않아

우리 지금부터 만난대도 늦은 건 아닐까

나의 친구들에게도 빨리 자랑하고 싶어

밥은 먹었는지 잠은 잘 잤는지 매일 알고 싶은데

모두 가능해 지금 내 앞에 그대

날 받아준다면

가까워서 아까운 줄 몰랐던 날들

이젠 매일매일 달라질게 일기장처럼 나

이렇게 너를 많이 생각하는데

눈치챘으면 좋겠다

예쁜 카페를 알게 됐는데 같이 가자 할까

얼마 전 개봉했다던 영화 같이 보러 갈까

가고 싶은 곳도 보고 싶은 것도 아직 너무 많은데

기다려왔던 여름 휴가도 딱히 설레지가 않아

너도 나와 같은 마음이라면 내 손 잡아 줄래

이번 여름 바다는 꼭 너와 같이 가고 싶어

대답할 듯 말 듯 하면서 계속 웃으며 장난치지 마

내 손 잡아 줘 내게 안겨줘 그대

내 사랑이 돼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