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에 핀 꽃

서정시

우중에 핀 꽃 가녀리게

피어 있는 너의 모습이

손을 내밀면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아 바라보다가

못내 서러워진 빗방울이 뚝 뚝뚝

너를 달래주고 있구나 좋은 향기가 난다

바람 소리가 비를 타고 내게로 온다

어릴 적 내가 기억하는

순간을 담아 불어오다가

외진 담길 위에 새겨진 그 이름을

너도 기억하고 있구나 이내 오려나

내 마음은 그리움과 외로움 사이에 있어

널 잡지도 보내지도 못하고 여기에 있어

우중에 핀 꽃 가녀리게

피어 있는 너의 모습이

고개를 들면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