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싶다

김장훈

나도 모르게 습관처럼 또

혼자서 술을 마셔

이게 쓴 건지 내가 쓴 건지

이제는 모르겠다

사랑이 무언지 이제는 무뎌진

나무인형처럼 여기에 서 있다

난 살아있다

메마른 감정 속에도

난 살아있다 이 자리에 서서

부둥켜 안고 싶고

위로 받고 싶지만

기댈 곳 하나 없다

맘 줄 곳 하나 없다

비틀거리는 흔들거리는

세상을 혼자 걷는다

사랑이 언젠지 이제는 무뎌진

투명인간처럼 여기에 서있다

난 살아있다

거칠은 세상 속에도

난 살아 있다 이 자리에 서서

부둥켜 안고 싶고

위로 받고 싶지만

기댈 곳 하나 없다

내 사람 하나 없다

힘들게 버틴다

내 하루하루가

사랑에 속아

아플 만큼 아파해도

그때가 좋았는데 워우워

난 살아있다

너 없는 세상 속에도

난 살아있다 이 자리에 서서

부둥켜 안고 싶고

위로 받고 싶지만

기댈 곳 하나 없다

그래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