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양다일

해가 질 때쯤에

눈을 뜨고 나면

다가오는 어둠 속에

나만 홀로 깨어 있는 듯해

고요한 거리를

하염없이 걷다 보면

외로움이 찾아와 어느새

깊어진 새벽에

잠든 추억을 꺼내

함께 나눈 감정들

그 안을 헤집어 바라보면

아련해진 기억에

혼자 남은 쓸쓸함에

아쉬움마저도

느낄 수가 없는 내 모습이

설렘 가득했던 그 순간의 내가

생각이 나질 않아

후회로 가득한 우리 마지막도

이제는 아쉽지가 않아서

한참을 떠올려도

모든 게 자꾸 무뎌진 요즘

익숙해진 건지

그새 편해진 건지

세상이 무너진 듯

견딜 수 없어 힘들었는데

흘러간 시간인지

외면해 버린 건지

더는 이상할 만큼

아무렇지 않은 이 기분이

설렘 가득했던 그 순간의 내가

생각이 나질 않아

후회로 가득한 우리 마지막도

이제는 아쉽지가 않아서

한참을 떠올려도

모든 게 자꾸 무뎌진 요즘

가끔은 이런 내 모습이

너무 낯설어서 두려워질 때면

널 만나 울고 웃던 시간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찾아오는 감정들에

우리 둘이 전부였던 그 세상에서

잃어버린 날 찾을 수 있을까

사랑한다는 게 헤어진다는 게

더는 아쉽지 않아

누구를 만나도 너와 함께했던

그때의 내가 아닌 것 같아

어쩌면 이 모든 게

널 떠올리는 이유인 것 같아

설렘 가득했던 그 순간의 내가

생각이 나질 않아

후회로 가득한 우리 마지막도

이제는 아쉽지가 않아서

한참을 떠올려도

모든 게 자꾸 무뎌진 요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