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옆에 있는 게 너무 당연했었어

고마운 줄 몰랐어

때가 되면 내릴 비처럼

보고 싶어 질 때면 그냥 보면 됐었어

소중한 줄 몰랐어

어차피 뜰 아침 해처럼

 

행복했던 장면뿐인 우리 둘

TV채널 돌리듯이 끝났어

너무 쉽게 허무하게

몇 장의 사진만 몇 장의 기억만

 

한 편의 너 한 컷의 너

질리지도 않나 봐 오늘도

집에 와 너를 틀고서

네 입모양 따라 대사를 외워봐

아주 잘 찍은 너 한 편 너 한 편

 

무뎌졌음 좋겠다 예민한 그리움이

시곗바늘 소리가

나를 찔러대는 것 같아

보면 아플 거란 거 너무나 잘 알면서

지울 수가 없는 건

아직 사랑해서인 걸까

 

젖어버린 사진 같은 기억들

만질수록 망가지고 찢어져

말려봐도 구겨지고

얼룩져갔어 너무 맘 아프게

 

한 편의 너 한 컷의 너

질리지도 않나 봐 오늘도

집에 와 너를 틀고서

네 입모양 따라 대사를 외워봐

아주 잘 찍은 너 한 편 너 한 편

 

참 영화 같은 사랑이었음을

참 영화 같은 사람이었음을

 

네 옆에 있어도 널 찍으면서도

난 알지 못했어 너무 바보처럼

 

한 편의 너 한 컷의 너

질리지도 않나 봐 오늘도

집에 와 너를 틀고서

네 입모양 따라 대사를 외워봐

아주 잘 찍은 너 한 편 너 한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