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

양다일

그냥 걸었어 혹시나 해서

받을 줄 몰랐어

어떤 말부터 해야 할지

미처 생각 못 했어

너의 목소리 너의 말투도

변한 게 없어서

마치 우리가 함께인 듯

미소 짓게 되는 거야

아무렇지 않은 너의 말들이

왜 이리 설레는지

그저 날 위로하듯

감싸 안는 걸

더는 의미 없는 우리 추억이

쉽게 나누던 지난 말들이

떠오르는 지금

그거면 된 거야

그냥 걸었어 어떤 대답도

바라지 않았어

가끔 네 생각은 했지만

매번 다른 감정들에

너의 하루는 어땠는지

그게 궁금해서

내가 없는 너의 하루를

듣고 싶어서

너는 아무렇지 않은 말들이

왜 이리 설레는지

그저 날 위로하듯

감싸 안는 걸

더는 의미 없는 우리 추억이

쉽게 나누던 지난 말들이

떠오르는 지금

그거면 된 거야

날 너무 잘 아는지

익숙하고 편해선지

너와 나누었던

우리 얘기가 좋아서

아무렇지 않은 너의 하루가

왜 이렇게 듣고 싶어

그 모든 말이

날 위로하는 걸

끝이 다가오는 이 순간에도

아쉬움 속에 어떤 인사도 못 해

널 그리는 이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