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

양홍원

샤워한 듯이 풀려 힘이

다 잃고 나서야 포기해

영화 같아 우리 드디어

다시 하기 전에 배신해

어제와 같은 아침에

약이랑 눈이 부시네

영화 같아 난 드디어

마지막일 듯한 느낌에

하루 같아 내 3일 밤은 공황을 닮아

당연하지 숫자로 이어가면 다 이야기 같지

난 왜 아직이라 해 제자리인걸

다행인데 반대로

어둡다 해 해가 떠도

이상하다 해 이상의 삶을

멀어져도 우린 닮아 있지

맴돌아 제자리를 시계같이

바늘 같아 이 관계는

찢어져서 꿰매어도 따갑네

원하지 않아도 맞닿는 시간

3개의 숫자가 다 같네

1초만 널 미워하지 않을래

아이처럼 내가 먼저 안을래

운명 같게 해 “Timing”

우연하게 사랑해

이 말을 대신하는 건 숫자겠지

말이 필요 없는 관계네

어른스러움은 입을 닫게 해

침묵은 기분을 의심하게 해

생각의 가지를 잘라야겠어

다시 와주는 건 오직 사계

나무 같아 내 버팀은

이제야 죽을 것 같은 1월

시집 같다고 정리해

이기심 같은 예술이겠지

희생한다고 적히네

기록이라는 핑계로

화가 난 듯이 나 힘이

마지막인 듯이 연기해

간절히 원한 가면이네

사실은 나 화가 i need a pen

적지 않은 미움을 그리네

억지로 안 잘래 생일엔

초에 불을 하나씩

불신이라는 꽃을 피우네

향이 나게해 껍질은

차를 달이길 30에는

운명 같게 해 Timing

우연하게 사랑해

이 말을 대신하는 건 숫자겠지

말이 필요 없는 관계네

어른스러움은 입을 닫게 해

침묵은 기분을 의심하게 해

생각의 가지를 잘라야겠어

다시 와주는 건 오직 사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