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얘기

김길영

괜히 물어봤어 잘 지내냔 말

대답을 기다린 건 아닌데

 

휴대폰을 내려놓질 못 했어

창밖은 늘 보던 거리

오늘은 조금 낯설어

 

우린 언제부터 이렇게

말을 아꼈을까

별일 아닌 표정으로

서로를 지나치고

 

할 말은 많았는데

입에 올리진 못 했어

 

없는 얘기만 늘어놔

중요한 건 빼놓은 채

얘기만 늘어놔

 

진심은 뒤로한 채

괜찮은 척 웃다가

집에 와서야

숨을 고르네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오늘도 넘기겠지

 

우린 그런데 꽤 익숙해졌잖아

 

잘 지낸다는 말 뒤에 숨긴 표정들

굳이 꺼내면 더 복잡해 질까 봐

 

없는 얘기만 늘어놔

진심은 뒤로한 채

괜찮은 척 웃다가

집에 와서야

숨을 고르네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오늘도 넘기겠지

 

우린 아직 거기까진 아닌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