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간 나무

우수현

아, 나를 괴롭히는 건 내 이불 끝에 붙어 있어요

한참을 뒤척이다가 이내 자리를 고쳐 앉아요

아 나의 가여운 이야기에 당신은 숨죽여 울고 있습니다

아 하얗게 질린 나의 밤을 손차양을 건네 꼭 가려 줍니다

 

아, 결국 잠에 드는 건 침대 위 쌓인 이불 같아요

아 여직 깨어있는 건 울고 있는 우리 둘 뿐이에요

아 나의 불행한 하루들에 당신은 말없이 끌어안아주며

아 나의 작은 방 한구석에 여린 마음 하나 꼭 심어둡니다

 

우 소리 없는 눈물과 말들

무성한 나무가 되어

 

아 그때 심어두고 간 마음 하나가 이리 자라서

나 이제 당신 없이도 그늘 아래서 잠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