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려요

한동근

비가 내 맘에도 내려요

누군갈 보내야 했거든요

이렇게 젖어버린 내 맘을

이제 그 누구가 닦아 줄까요

내 곁에 그대가 없다는 걸

단 한 번 생각해 본 적 없죠

힘들어도 분명한 건

그댈 볼 수 있는 날이

더는 없을 거란 걸

알아 이제

숨이 턱 막히고 다 무너지겠죠

후회하고 매일 아프다가

그댈 그리고 그리다

그러다 그리워 지겠죠

일부러 이 비를 맞으면서

그 길을 터벅터벅 걸어요

색이 없는 이 거리에 이젠

웃고 있는 너도 없고

찾아선 안 된다는 걸

알아 이제

숨이 턱 막히고 다 무너지겠죠

후회하고 매일 아프다가

그댈 그리고 그리다

그러다 그리워 지겠죠

이미 나의 이별을

다 알고 있는데 왜 나는

눈물이 나는 거죠

참고 싶지도 않고

참아지지도 않아

툭 툭 떨어지는 비처럼

이대로 나 울게 내버려 둬요

알아 이제

그대 기억 속에 우린 잊혀지겠죠

수없이 많았던 그대였던 날들을

어떻게 잊어낼까요

나 돌아갈 순 없는 거겠죠

비가 내 맘에도 내려요

그대를 보내야 했거든요

보고 싶다 해도 볼 수 없는

그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