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nt

변정아

이렇게 보잘 것 없는 하루

너한테 들키기 싫었는데

하지만 나는 날 알아주는

그런 사람이 필요한 것 같애

 

시간이 고장 난 이 방 안에는

너에게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아

썩은 일기장과 잔뜩 널브러진 나의 꿈

그런 것들까지 넌 알아줬으면 해

 

용서받지 못 한 나의 오랜 죄

엉켜있는 욕심과 죄책감 속에

눈 감던 내게로 와 손 내미네

 

난 이거면 됐어

 

절대로 예보되지 않는 날씨

어차피 난 바꿀 힘이 없을 테지

작은 한숨에도 몸 기울이는

네 손 잡고 아주 멀리로 도망쳐볼까

 

실낱같은 빛을 향해 달린다

마른 눈이 축축해지는 순간

울어도 괜찮다고 말해줄래

 

용서받지 못 한 나의 오랜 죄

엉켜있는 욕심과 죄책감 속에

눈 감던 내게로 와 손 내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