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줍기

김효린

삶이 무거워진 탓에

아빠가 두고 떠났던

이삭을 주우러 가자

 

때맞춰 거두지 못해

가을 지난 겨울에야

비로소 부르는 노래

 

거칠고 작은 게 맛있다고

말하던 아빠의 웃음

내 입으로 넣어주었던

단 한 알 그게 뭐라고

이루지 못한 아빠의 꿈같아서

 

내가 노랠 부를 때면

뒤에서 흥얼거리던

낡은 멜로디 하나

잠깐이어도 난 알 수가 있지

내 귀엔 여전히 슬픈 노래

 

거칠고 작은 게 맛있다고

말하던 아빠의 웃음

내 입으로 넣어주었던

단 한 알 그게 뭐라고

이루지 못한 아빠의 머나먼 꿈만 같아서

 

삼키고 싶지 않아요

겨우내 아끼고 아껴

매일 조금씩 먹을래요

입 안에 사랑을 품었으니

혼자가 아니에요 우리는 함께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