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났네

강오묘

그녀가 웃었는데

내가 웃을 수 없는 이유는

작은 주머니에

들어갈 작은 동전 하나 없이 또

계속 걷다 보니

어느새 해는 저물어있고

나는 화가 났네

나는 화가 났어

 

오늘도 이런 나는 내가 더 싫어

아니 네가 더 싫어

그렇게 혼자 집에 가는

 

뭐가 이리 살기 야박한지

하고 싶은 건 많아도 할 수 없고

나는 화가 났네 나는 화가 났어

그녀가 나에게 물었는데

지금 몇 보 걷고 있는 거냐고

나는 무덤덤히 만 삼천 보를 걸었다고 말하네

 

누구의 잘못인가

아님 모두에 잘못일까

그냥 궁금해서

나만 모르고 있는 건 아닌지

내 친구들은 시집도 장가도 간다는데

나는 무엇인가

빼먹고 사는 건 아닌지 궁금해졌다

 

뭐가 이리 살기 야박한지

하고 싶은 건 많아도 할 수 없고

나는 화가 났네 나는 화가 났어

금강산도 식후경이던데

식후조차 할 수 없는 이런 상황

나는 화가 났네 나는 화가 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