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나무

홍지윤

내 사랑이 병들어서

나를 떠나가나요

가지 말라 애원하고

가지 말라 붙잡아도

이미 돌아선 사람

차라리 고목나무가 되어

이곳에서 살면은

언젠가는 먼 훗날 한 번쯤

나의 그늘 아래 쉬어 갈 거야

그래 그래 살아보자

세월 속에 그 얼굴은 변해서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다 해도

보고 싶을 거예요

내 모양이 시들어서

나를 버리시나요

가지 말라 애원하고

가지 말라 붙잡아도

이미 돌아선 사람

차라리 작은 등불이 되어

이곳에서 살면은

언젠가는 먼 훗날 한 번쯤

나의 빛이 길이 되어 줄 거야

그래 그래 살아 보자

세월 속에 그 얼굴은 변해서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다 해도

보고 싶을 거예요

보고 싶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