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글자

지풀

기억나?

우리가 함께 발을 맞춰

걷던 그날

할 말이 있었는데

 

한 마디

운도 못 떼보고

그냥 우물쭈물하다가

집에 와버린 거야

 

밤새워

연습했던 모든 노력이

네 앞에선 한순간도 소용이 없고

집에 와

둘러싸인 생각을 펼쳐

다시 한번 만나는 날

전해준다고

 

세 글자 말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작은 마음 하나에 휘청거려도

네 앞에 서있기가

너무 어려워도

떨리는 목소리를 건네봐야지

 

있잖아

오래전 툭 던진 그 말

사실 오래도록 그려왔어

 

밤새워

연습했던 모든 말들이

앞에 서면 새하얗게 기억이 안 나도

눈 꼭 감고 오늘은 꼭 해야 하는 말

쭈뼛쭈뼛 늘어놓는

어설픈 한 마디

 

세 글자 말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작은 마음 하나에 휘청거려도

네 앞에 서있기가

너무 어려워도

말 끝엔 사랑을 건네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