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기를

초승 (CHOSNG)

너무나 많은 말들 그대로 두고서

우리 아끼던 이 계절이 끝나가요

이다음번에도 함께 있자 하던 마음은

어디로 갔는지

 

어둑하게 번진 거리 그 위로

은은하게 맺히는 저녁 등 사이로

두 손 꼭 잡은 채 말없이 붙어가는

우리가 보여요

 

왜 기억은 아무 예고 없이

좋은 우리만 떠올리는 건지

왜 마음은 아직도

되감는 중 인지

 

사랑은 갈 곳 없이

지나간 시간에 담겨 다시

내게 말해

우리의 날들이 더는

멀어지지 않기를

사라지지 않기를

제발

 

왜 기억은 아무 예고 없이

좋은 우리만 떠올리는 건지

왜 이토록 그 이름은

지워지지 않는지

 

사랑은 갈 곳 없이

지나간 시간에 담겨 다시

내게 말해

우리의 날들이 더는

멀어지지 않기를

사라지지 않기를

 

사랑은 갈 곳 없이

지나간 시간에 담겨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