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묘하게도

김길영

네가 떠난 뒤에

문득 바람 소리가

다르게 들려와

 

별일 아닌 말투 하나에도

하루가 조용히 흔들리고

 

어떤 순간들엔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된 것처럼

 

너에게만 향하던 마음이

이상하게 낯설기만 했어

 

말하지 못 한 마음들이

틈새에서 천천히 올라와

 

참 묘하게도

네가 없을수록

네가 더 또렷해진다

 

아무 말도 없는 공기 속에서

네 흔적만 나를 붙잡고 있고

 

참 묘하게도

별일 없던 하루도

결국 너로 채워진다

 

나도 모르게

네가 머물던 자리 앞에 멈춰 서서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짓다가도

내 마음만 혼자 크게 울렸던 거야

 

지우려 해본 감정들이

오히려 더 선명해지는 밤이야

 

참 묘하게도

네가 없을수록

네가 더 또렷해진다

 

아무 말도 없는 공기 속에서

네 흔적만 나를 붙잡고 있고

 

참 묘하게도

별일 없던 하루도

결국 너로 채워진다

 

참 묘하게도

생각만으로 하늘이 흔들리고

지나가려 했던 마음들이

지나치지 못하게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