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Zero)

홍승민

새벽은 어느새 밤을 향하고

둘에서 하나로 달리는 초침

 

오른 눈물을 머금고

지난 기억을 거슬러 너에게

 

제로로 가고 있어

너와 내가 마주치던 순간으로, 눈이 부신 그 장면으로

 

제로로 가고 있어 지금 내가

숱한 시간의 조각들 너머로

 

새하얀 눈꽃이 피어오르고

떨어진 꽃잎이 하늘을 날아

 

겨울 가을 여름 지나

몇 번의 봄을 거슬러 너에게

 

제로로 가고 있어

너와 내가 마주치던 순간으로, 눈이 부신 그 장면으로

 

제로로 가고 있어 지금 내가

숱한 시간의 조각들 너머로

 

한 번만 더 모든 걸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나 망설이다 놓쳤던 네 손을 잡겠어

 

제로로 가는 거야

다시 한번 너와 나의 순간으로, 운명 같은 그 장면으로

 

너와 나 둘이던 오늘을 떠나

짙은 후회로 가득한 많은 하루를 건너서

끝내 서로를 마주한 제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