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새비

수없는 모래알을 밟으며

손끝으로 적어본 그 이름

 

파도가 바람이 아니면 발자욱이

쉽게 지워줄 테니까

 

모르게 새겨진 너의 이름은

갈수록 선명히 깊어져

 

누군가 물어도 답할 말 없는

조용한 한숨이 되어

 

아무 일도 없단 듯이

새하얀 모래는 모두 흩어져 가고

밀려들어온 바닷물은

짙어지네

짙어만 가네

짙게 물들어 가네

 

서성이는 걸음 사이사이로

밀려드는 아득한 마음

 

젖어서 그래서 매일을 잠긴 채로

걸어가야 하면 어쩌나

 

아무 일도 없단 듯이

새하얀 모래는 모두 흩어져가고

밀려들어온 바닷물은

짙어 지네

짙어만 가네

짙게

물들어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