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지 못한 겨울

이세준(유리상자), 박시환

첫눈이 내리던 이 골목에서

바람인지 목소리인지 내 이름을 불렀지

내쉬는 숨마다 피어나던 새하얀 겨울이

이 세상은 아름다운 것이라 말했었지

 

작은 손 포개어 건넨 온기들이

아직도 내 주머니 속에 남아

잊어보려 문득 고개 들어보면

차가운 하늘 사이로 네가 떠올라

 

새하얀 겨울이 오면

함께 걷던 그때를 서성이게 돼

한 걸음 뒤에서 울고 웃던 너의 표정이

시린 눈꽃처럼 또 내려와 쌓여가

아직 너를 지우지 못한 이 계절에

 

가만히 걷던 길 너의 그림자

내 발끝에 겹쳐 내려앉고

창가에 흐르던 오래된 노래가

우리의 지난 겨울을 다시 데려와

 

새하얀 겨울이 오면

함께 걷던 그때를 서성이게 돼

한 걸음 뒤에서 울고 웃던 너의 표정이

시린 눈꽃처럼 또 내려와 쌓여가

아직 너를 지우지 못한 이 계절에

 

돌아갈 순 없다는 걸 알면서도

바람 속에 또 흔들려

 

혹시 너도 나처럼

이 겨울에 멈춰 서 돌아봐 줄까

잠시라도 한 번이라도 기대해도

시린 눈꽃들만 또 내려와 쌓여가

이젠 너를 놓아주라고

그만 놓아주라고 이 계절에